경험과 생각

사람들은 왜 집을 안 사고 전세로 살까?

모난Monan 2020. 3. 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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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안 사고 전세로 사는 이유

 

사람들이 집을 안 사고 전세로 사는 이유는 다양할 거 같다.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집값이 떨어질 거 같아서.

2. 돈을 더 모아서 더 괜찮은 집을 사고 싶어서.

3. 전셋집에 살면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여건에 살 수 있어서.

4. 집으로 돈 벌고 싶지 않아서.

 

그밖에 다른 이유도 있을 거 같다.

 

1. 집값이 떨어질 거 같아서.

집값이 떨어질 거 같다고 판단한다면 사실 전세는 위험할 수도 있다.

내가 2020년 전세 3억짜리 아파트에 들어갔는데 2022년 계약만기 때 10프로 떨어져서 2억 7천이라면? 집주인은 과연 3천만원을 구해서 나한테 줄 수 있을까?

진짜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판단한다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을 들어야 한다.

크게 떨어질 거라고 판단한다면 거주여건이 안 좋지만 보증금이 적고 월세도 적은 곳에 사는 게 가장 현명하다. 그래야 집값이 떨어졌을 때 바로 내가 원하는 집을 살 수 있으니.

하지만 실제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투자를 위해서 고통을 감내하기는 쉽지 않으니.

 

2. 돈을 더 모아서 더 괜찮은 집을 사고 싶어서.

2번이 이유인 사람이 많을 거 같다.

지금 가진 돈으로는 마음에 드는 집을 살 수 없고, 괜히 집을 샀다가 세금만 내고 나중에 팔지도 못하면 골치가 아프니까.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내가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느리다면 전세도 괜찮다.

하지만 집값이 더 빨리 오른다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일단 샀어야 했구나라고 후회하게 된다.

 

3. 전셋집에 살면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여건에 살 수 있어서.

정부는 세입자를 주택소유자보다 약자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전세대출 지원도 많다.

당연히 전셋집에 살면 같은 돈으로 훨씬 더 좋은 여건에 살 수 있다.

빚빼고 정말 내 돈이 1억일 때 2억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면? 3억원 이하 집만 살 수 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3억원 이하 집들은 찾아보면 오래된 나홀로 아파트나 빌라, 다세대가 나올 것이다.

2억을 빌리면 이자율 3%에 원금까지 갚아야 하니 다달이 나가는 대출원리금도 80만원에 달할 것이다.

하지만 전세대출을 받아서 전셋집을 구하면 매매가가 4억원 이상인 집도 들어가서 살 수 있다.

(매매가/전세가 비율이 70%로라고 가정하면 전세가 3억원일 때 매매가는 4억 3천만원 정도다.)

동네부터 달라지고, 좀 더 단지가 큰 아파트에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세대출은 이자율이 낮으니 2%로 계산하면 다달이 나가는 이자는 월 33만원 정도다.

정리하면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3만원을 내면서 4억짜리 집에 살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내 집을 산다면 보증금 1억원에 월세 80만원을 내면서 3억짜리 집에 사는 것이고.

물론 집값이 그대로라고 전제한다면 말이다.

 

4. 집으로 돈을 벌고 싶지 않아서.

정치적 신념에 따른 이유다. 이런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 같다.

만약 집으로 돈을 벌고 싶지 않다면 집값이 안 오를 거 같은 곳에 집을 사면 된다.

전셋집을 전전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으니.

하지만 정작 그런 집을 추천해주면 2번이나 3번 이유를 말할 거 같다.

 

집값이 오른다면 합리적 판단은?

집값이 오를 거라고 판단한다면 집 한채는 사는게 합리적이다.

월소득이 적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월소득이 많아 올라가는 집값보다 더 빨리 돈이 모이는 사람은 상관 없다.

 

하지만 월소득이 적으니 모아놓은 돈도 적을 것이고,

거주여건이 안 좋은 곳에서 이자와 원금을 갚아가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그걸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그걸 감당하면 추후 시세차익으로 돈을 더 벌 수 있다고 해도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니.

 

난 전세로 사는데 친구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 부럽다면?

만약 친구가 부동산을 사고 팔아서 2년만에 1억을 벌었다면

"부동산으로 2년만에 1억 벌었대. 그 친구 완전 투기꾼이야. 진짜 아무 것도 안 하고 1억이나 벌다니."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거 같다. 나도 집이 없을 때 그랬던 거 같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했을까?

더 좋은 여건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기 때문에 1억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기회를 포기했다고 무조건 1억이 생기지는 않는다.

운이 없어 갑자기 경제위기가 온다면 몇천만원을 손해볼 수도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거 같다.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고 돈을 벌 수는 없다.

 

전세로 살면서 집으로 돈 번 친구가 부럽다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집값이 떨어지거나 그대로라고 가정하고 전세로 살았다면 그럴 수 있다.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행동이니까.

그냥 생각 없이 전세로 살면서 집으로 돈 번 친구가 부럽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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