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생각

집수리(인테리어 리모델링)와 결혼식의 공통점, 인테리어 업체에게 맡길 때 주의점

모난Monan 2020. 3. 27. 23:15
반응형

집수리와 결혼식의 공통점은?

(객관적 통계를 낸 것은 아니지만)

결혼이나 집수리(인테리어 리모델링)이나

살면서 평균적으로 두번 이상 하기 쉽지 않다. 보통 해도 한번만 한다.

결혼식 비용만큼 집수리도 돈이 많이 든다.

한번만 하니 잘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욕심내고 무리해서 하려고 한다.

처음 생각한 예산을 초과하기 일쑤다.

그런 심리를 알고 업체들은 바가지를 씌운다.

 

인테리어 리모델링

인테리어 리모델링은 오래된 아파트나 주택 내부(인테리어)를

골조만 남기고 뜯어 고치는 일(리모델링)을 말한다.

진짜 말 그대로 뼈만 남기고 뜯어 고치는 일은 드물다.

바닥도 뜯어내고 보일러 배관과 수도배관, 전기배선까지 새로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창호(알루미늄 샷시를 PVC창호로 바꾸는 작업),

단열공사와 벽마감(벽지를 뜯고 아이소핑크 등 단열재를 붙이고 새로 붙이는 작업),

바닥마감(장판, 마루 등), 화장실 공사(타일 덧방, 도기 등 교체), 싱크대 교체,

방문 교체나 페인트칠, 콘센트와 등 교체 등 작업 정도를 한다.

 

이것만으로 동네마다 다르지만 보통 평당 100만원을 부른다.

20평형 아파트면 2000만원, 30평형 아파트면 3000만원이다.

결혼식 비용만큼 돈이 많이 나간다.

평당 금액은 전용면적 기준이면 좋겠지만 업체들은 보통 분양면적 기준으로 말한다. 

 

인테리어 업체에게 맡길 때 주의점

1.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짜 중요하다. 시간이 남의 편이면 항상 돈을 잃게 된다.

돈을 많이 써야 한다. 시간에 쫓기니까.

 

예를 오래된 아파트를 사서 고쳐서 들어가고 싶다.

운 좋게 비어 있는 집이다.

그렇다면 파는 사람과 잘 협의해서 최대한 늦게 잔금을 치르게 해야한다.

대신 중도금을 많이 내겠으니 집 수리할 시간을 많이 달라고 하는 게 좋다.

보통 집 계약일에서 최종 잔금일까지 2달 정도 시간을 두고 매매 계약을 하게 된다. 

이 기간을 최대한 늘리면 좋다.

늘릴 수 없다면 중도금을 두 번에 나눠서 최대한 빨리 드릴테니

집수리를 할 수 있도록 파는 사람한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시간에 쫓기면 비용은 급격히 늘어난다.

일반택배 3~4천원이면 될 걸 시간이 급해서 퀵서비스를 이용하면 3만원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2. 업체는 무조건 공사비를 늘리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전체 공사비에 20% 15% 이런 식으로 이윤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체 공사비 견적이 1000만원이 나왔다면 거기에

20%인 200만원을 자기 이윤으로 책정하는 식이다.

다시 거기에 부가가치세 10%가 또 붙는다.

 

당신이 인테리어 업체 사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무조건 좋은 거 비싼 거를 추천한다.

한번 할 때 좋은 거를 해야한다면서.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고 나를 위해서 하는 말 같다.

 

하지만 가려서 들어야 한다.

업체 사장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익, 아니 배로 좋다.

비싼 제품은 당연히 하자율이 낮다. 하자가 덜 나니 골치가 덜 아프다.

게다가 같은 일을 하는데 이윤은 몇배로 챙길 수 있다.

 

당신이 업체 사장을 만나서 상의를 한다면 아마 이런 말을 들을 가능성이 크다.

나: "전 그냥 장판하고 싶어요. 약간 두꺼운 정도로요."

업체: "장판요? 요즘 누가 장판을 해요. 아파트 모델 하우스 가보셨죠? 요즘은 타일이에요. 타일까지는 그러시면 강마루 정도 하시죠."

나: "지금 알루미늄이니 그냥 플라스틱 있죠? 중소기업 제품도 괜찮고요. 저렴한 창호로 하고 싶어요."

업체: "한번 이 집 들어 오시면 못해도 10년은 사실 건데 LG지인 창호로 하시죠. 제가 저렴하게 해드릴게요."

나: "싱크대 중소기업 제품으로 하고 싶어요."

업체: "싱크대는 한샘이죠. 요즘 한샘도 저렴하게 나와요. 한샘 걸로 저렴하게 해드릴게요."

 

바닥재의 경우 자재비와 시공비를 모두 포함해서

장판의 경우 가장 저렴한 건 평당 3만원 정도에도 할 수 있다.

강마루는 평당 10만원이 넘는다.

어차피 종합인테리어 업체 사장은 직접 시공을 하지 않는다. 업체를 불러서 공사를 맡길 뿐이다.

업체한테 주는 돈은 내가 주는 돈인 거다.

전화해서 자기가 잘 아는 사람한테 일을 맡기는 단순한 일을 하는데 이윤은 3배이상 증가한다.

이런 식으로 각 공사 공사마다 이윤을 늘리려고 한다.

 

업체를 만나서 직접 상의해 보시라.

무엇을 상의하든 일단 고급, 유명 브랜드를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

 

3. 그 집에 평생 살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결혼식에 바가지를 쓰는 이유는 한가지다. 단 한번 할 거라고 생각해서.

한번만 하니까 뭐든 할 수 있는한 최고로 하고 싶어하게 된다.

집수리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첫 신혼집에서 평생살 것처럼.

 

하지만 살다보면 이사갈 일이 생긴다.

직장을 옮길 수도 있고, 아이가 커서 집이 작게 느껴질 수도 있고,

급히 돈이 필요해서 집을 팔 수도 있다.

 

비싼 LG창호로 넣었다고 절대 그 투자한 돈을 다 받을 수 없다.

리모델링한 집이니 안 고친 집보다 많이 받겠지만 평균적 수준으로 받는다.

팔 때는 LG창호나 예림샷시나 큰 차이가 안 난다. 새 PVC창호면 비슷하게 취급된다.

 

평생 살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 집을 남한테 팔 일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게 좋다.

 

4. 공사 견적을 여러 곳에서 받고 여러 업체를 만나자.

요즘에는 인테리어 견적 앱도 많고, 공사 견적을 받을 수 있는 카페도 많다.

동네 가깝다고 아무 인테리어 업체 만나지 말고 여러 곳에서 견적을 받자.

사장님을 만나서 얘기해보면 느낌이 온다.

그리고 꼭 물어보자.

"제가 공사 내용을 바꾸지 않는다면 여기 나온 견적대로 계약하면 추가금이 없는 거죠?"

공사하다보면 뜻밖의 상황이 생겨서 공사비를 더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얘기할 것이다.

뜻밖의 상황이 뭔지 꼭 미리 확인을 해야 한다.

오래된 빌라 꼭대기층을 사서 들어가면 누수 흔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멀쩡해보이는데 장판을 걷어냈더니 보일러 배관이 파손된 거 같다고 할 수도 있다.

(정말 파손되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누수를 잡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합니다. 보일러 배관을 고치려면 급하게 공사를 해야 합니다.

(보일러 배관 파손은 문틀 교체시 업체의 부주의로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공사비가 몇백이 추가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업체 사장이 추천해주는 고급 자재를 싫다고 하고,

저렴한 거 위주로 골랐을 경우 이런 일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견적에는 현관문을 20만원에 해주기로 했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업체가 갑자기 가격을 올렸다며

25만원이라고 한다고 5만원 더 주셔야할 거 같아요. 이런 식으로 말할 수도 있다.

견적을 낼 때 업체 사장 본인이 잘 알아봐야 할 일을 알아보지 않고는 소비자한테 덤탱이를 씌우는 거다.

공사 도중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짜증은 나는데 안 들어주면 남은 공사를 대충할까 겁이 나서 항의도 못하게 된다.

 

그러니 미리 못을 박고 계약서에 서명할 필요가 있다.

"제가 공사 도중에 마음이 바뀌어 공사 업무가 늘어나지 않는 이상

현재 견적대로 계약하고 추가금은 없었으면 합니다. 더 드릴 돈이 없거든요."

 

5. 공사 중간에 약속한 걸 바꾸지 않는다.

처음 견적을 받고 계약할 때 최대한 미리 생각해서 넣어야 한다.

방마다 콘센트를 몇 개 할지 이런 것도 나중에 바꾸면 결국 그게 빌미가 되어 공사비를 추가로 내야한다.

콘센트 1개 추가하는게 뭐가 어렵다고 이럴 수 있지만 결국 노동, 인건비가 추가로 든다.

중간에 추가되면 계약전에 추가해서 계약할 때보다 무조건 많이 내야 한다.

마음이 자꾸 바뀔 거 같은 것들 예를 들면 등이나 방문 손잡이 등은 자재를 직접 구해서 주겠다고 설치만 하는 걸로

계약을 하는 게 낫다.

 

처음 집수리를 할 때 이런 걸 몰랐다

 

그 집에 평생 살 줄 알았고, 추천해 주는게 나를 위해서 그런 줄 알았다.

곧 아이를 낳을 계획이었는데,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걸 알고 있는데도 업체는

강마루를 추천해줬고 비싼 강마루를 하고 후회했다.

아이나 고양이 때문에 바닥에 물을 흘릴 일이 많이 생겼고, 그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으니까.

그냥 약간 두꺼운 장판이었으면 더 편하게 살았을 걸 하고 생각했다.

자기가 아는 업체가 200에 해줄 줄 알았는데 250 받아야 한다고

나한테 50을 추가할 때 항의도 못하고 50을 추가로 줬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걸 왜 내가 내지란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랑 GS건설이 A란 건물 건설을 100억에 계약했는데 GS건설이 서울시한테,

"하청업체가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하네요. 1억만 추가로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과 비슷한 거다.

 

하지만 난 그런 식으로 공사비를 추가로 내야 했다.

결국 처음 계약한 공사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만 했다.

첫사랑은 대부분 실패로 끝나듯, 첫 집수리도 그렇게 비싼 대가를 치뤄야만 했다.

반응형